tva26화 엔딩은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였습니다. 사도는 모두 물리쳤지만 대체 인류 보안 계획은 무엇이란 말인가? 사호 레이와 아스카는 어떻게 된 거지? 신지만 축하받으면 끝나는 건가? 아무리 봐도 그래서 모두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이게 아닌데 이런 질문들과 함께 시청자들의 멘탈은 신지처럼 날아가 버렸죠. 그리고 이때 제기된 음모론 이건 진짜 엔딩이 아니다 tv로는 충격적이라 정규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했을 뿐 전설의 진짜 엔딩은 따로 있다는 주장이 솔솔 등장합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또 다른 엔딩은 있었죠. tva 26화 방영 후 1년이 지난 1997년 공개하지 못했던 엔딩 앤드 오브 에반게리온이 극장판으로 소개됩니다. 앤드 오브 에반게리온을 관람한 관객들은 하나같이 한 가지 사실을 긍정합니다.역시 이래서 tva 판으로 엔딩을 못 냈던 거구나라고요.대체 얼마나 충격적이면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번거롭게 두 번이나 엔딩을 뻥뻥 튀겨버린 충격의 결말 궁금하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진짜 엔딩이라고 부르기에 주저함이 없는 엔드오브 에반게리온의 심층 리뷰 그 충격과 공포의 장면을 야기해 드릴게요.
# 신지의 정신붕괴
신지의 정신붕괴 앤드 오브 에반게리온의 시작은 tv에 24화 이후부터 진행됩니다. 그런데 하필 24화의 끝이 카오르의 죽음과 신지의 멘붕이에요. 신지는 독백으로 카오루가 아니라 자신이 죽었어야 한다며 자책의 끝을 보여줍니다. 미사토의 위로는 안중에도 없죠. 토우 지를 죽일 뻔한 일에도 액체화가 돼 인간으로 다시 되돌아올 때에도 레이가 죽고 또 레이가 언제든 대체된다는 걸 알았을 때도 간신히 버텼던 멘털인데 유리 같은 신지의 멘털은 카오르의 죽음으로 바사삭 완전 박살이 납니다. 앤드 오브 에반게리온의 시작은 여기에 쐐기를 박으며 시작하죠. 처참한 시작은 이렇습니다. 어디에서도 심적 안정을 찾지 못한 신지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아스카에게 찾아가죠. 하지만 아스카도 반 죽음이 된 상태로 의식을 찾지 못해 병원에 입원한 상태. 차라리 바보라고 욕을 해달라며 도움을 애걸하던 신지는 절규 끝에 아스카를 덮고 있던 이불을 들춰냅니다. 눈물이 앞을 가리는 충격 도입부입니다.
# 전략자위대의 침공
전략자위대의 침공 사도의 침공이 끝났으니 이대로 평화가 오는 걸까요? 전략 데스크 3인방 직원은 오손도손 모여 앞으로의 일을 궁금해합니다.3인방 중 하나인 아오바 시게루의 말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을 단적으로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어떻게 될는지 짐작조차 안 가. 문제는 사도의 섬멸이 네르프의 활약 때문이 아닌 사의 사본이라는 문서로 인한 예언의 절차였다는 점이에요. 이게 최종이 아니라 그 뒤에 뭔가가 더 있다는 거죠. 예언의 속행을 둘러싸고 인류 보완 계획의 입장 차이가 생기자 제레의 평의회와 이카리 겐도 사이에 신뢰가 깨집니다. 이미 티브이에 24화에서도 배반의 조짐을 제레가 확인했고, 이때부터는 그 징계가 들어가는 건데요. 제례는 제례대로, 겐도는 겐도대로 자신들의 인류 보완 계획을 완성하기 위해 서로를 적으로 돌리게 됩니다. 이때 제레는 자신들이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네르프를 장악하려 하고, 결국 사도와의 전투 이상으로 네르프 기지 전체가 전화에 휩싸이게 돼요. 제레는 막강한 정치력을 이용해서 세계 각국은 물론 일본의 전략 자위대를 움직입니다. 힘으로 네르프 장악을 시도하죠. 사도의 공격을 위한 전투 부대가 전부인 네르프에게 개인적인 전투는 거의 무장 해제 수준. 일단 기술적으로 네르프의 중앙 제어 시스템을 노리기 위해 1차 공격이 시작되지만, 미츠코 박사의 활약으로 여기까지는 방어 성공. 뒤이어 전략 자위대는 물리적인 공세를 펼치기에 이릅니다. 네르프가 이 공격까지 막기에는 힘이 너무 붙이네요. 인류 보완 계획이 막바지에 다다른 지금, 네르프 기지를 방어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겐도는 최대한 기지 내에서 시간을 끌도록 후유츠키 코조에게 뒤를 부탁한 뒤, 아담의 육체와 릴리스의 영혼을 결합하기 위한 최후의 의식을 준비합니다. 이건 제레도 마찬가지였죠. 제레는 자신들이 원한 또 다른 방식의 의식을 주관하기 위해 비밀리에 양성한 양산형 에반게리온 에바 시리즈를 출동시킵니다. 이제 전투는 에반게리온대 에반게리온으로 확장되죠.
# 미사토의 죽음
이런 혼란의 와중에도 주인공 신지는 모든 의지를 상실한 채 인형처럼 주저앉아 있을 뿐입니다. 신지를 발견한 미사토는 도망치든 에바를 타든 뭔가를 하라며 신지를 독촉하지만, 신지는 움직이지 않죠. 자포자기 그 자체입니다. 그냥 이대로 죽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이죠. 전략 자위대의 공격 순간에도 미동조차 하지 않으려는 신지를, 시청자들은 고구마 100개를 먹은 듯한 답답함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미사토는 제레가 에바 시리즈를 이용해 서드 임팩트를 강제로 일으키고, 인류를 멸망시키려 한다는 걸 신지에게 알려줍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에바 시리즈를 없애야 하는데, 그 일을 할 수 있는 건 초호기에 탑승하는 신지뿐이죠.제레도 이를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략자위대를 통해 초기에 탑승할 수 있는 신지를 죽이려 합니다. 전략자위대는 네르프 기지로 잠입해 신지의 확보와 제거를 중요한 목표로 삼죠. 어느 쪽이나 신지가 위험에 처한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극도의 위험한 순간에도 신지는 삶의 의지를 보이지 않습니다. 기지로 내려가는 내내 전략자위대는 미사토와 신지를 추격합니다. 아니, 이미 기지의 대부분이 전략자위대가 점령한 상태이기에, 오히려 미사토와 신지가 이들을 피해 초오기가 있는 곳으로 내려가야 했죠. 결국 신지를 지키며 길을 이끌던 미사토가 전략 자위대의 총격을 받게 됩니다. 죽음을 예견한 미사토는 더는 자신이 신지를 지킬 수 없음을 알아요. 초호기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를 찾은 미사토는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맨 처음 자신이 이카리 신지라는 아이를 맡을 때의 그 역할로 돌아가 최후의 임무를 수행하죠. 보호자로서 신지를 지키는 임무를요. 미사토는 신지에게 한 번 더 초호기에 타서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어왔던 답을 찾으라고 말합니다. 모든 것이 끝나면 다시 돌아오라는 말과 함께요. 그리고는 신지에게 진한 키스를 남깁니다. 어른이지만 어른이 아니었던 미사토가 마지막 진심을 담으면서요.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에서 신지는 자신의 두 손에 미사토에 피가 묻어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미사토가 죽어가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는 거죠. 또 한 명의 소중한 사람을 잃은 소년은 울음을 삼키고, 미사토는 폭발하는 건물 속에서 생을 마감합니다.
# 아스카의 혈전
에반게리온 2호기와 아스카는 더는 전력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상황 최악의 상황에 2호기 기체가 제레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고자, 네르프는 2호기와 아스카를 호수로 대피시킵니다. 하지만 전략 자위대의 맹공에 고스란히 노출된 2호기는 생사의 갈림길에 서게 되죠. 이때 2호기가 폭주하며, 아스카가 파일럿으로의 파괴적인 본능에 다시금 눈을 뜹니다. 이어지는 놀라운 액션은 거의 학살에 가까운 전투신이죠. 과거 최고의 파일럿이라고 스스로를 자랑할 만큼 폭주한 아스카의 실력은 그야말로 무쌍이죠. 호수에 나와 전략 자위대의 육해공 전력을 박살 내 버립니다. 이뿐만이 아니에요. 제레가 보낸 양산영 에바 시리즈도 그 전력이 2호기와 비등함에도 불구하고 한기 한기 차례대로 부숴 나갑니다.
각성한 아스카의 모습은 팬들이 보기에도 흠칫할 정도죠. 오히려 심리 붕괴는 지금이 진짜라는 평이 있을 정도로 무자비한 모습을 보여주는 아스카 그리고 갖은 인상을 써가며 이호기를 조정하는 모습은 파괴신 그 자체입니다. 아스카와 2호기는 기동 시간 3분 안에 9대의 에바 시리즈를 모두 해치우려는 미션 인파서브를 수행하며 보는 사람의 마음을 졸이게 하지만, 갑자기 튀어나온 롱기누스의 창에 그대로 전투 불능이 되고, 전원까지 나가버리죠. 남은 건 스멀스멀 되살아나는 에바 시리즈들의 공격 잔혹한 건 에바 시리즈도 만만치 않습니다. 최소의 방어도 하지 못하는 2호기를, 마치 시체를 눈앞에 둔 콘돌처럼 내장을 하나씩 빼가며 물고 날아갑니다. 눈으로 보기에 참혹할 정도의 흉포한 공격으로 2호기는 너덜너덜해지죠. 고통과 치욕으로 아스카의 2차 정신 붕괴는 끝없이 이어집니다.
# 레이의 먹튀
그 사이 겐도는 자신만의 인류 보완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팔에 이식해 둔 아담의 신체를 레이와 결합시키려고 합니다. 레이는 릴리스의 영혼으로 만들어진 대상 릴리스의 영혼과 아담의 신체를 결합시키며 서드 임팩트를 이끌어내려고 하는 거죠. 덴도의 또 다른 업보는 여기서도 망대 합니다. 갑자기 보이는 리츠코 박사 기지 자폭을 계획하며 애증의 대상이었던 겐도를 기다리고 있던 겁니다. 함께 최후를 맞이하자고 말이죠. 이미 자기가 손을 봐둔 마기 시스템으로 기지의 자폭 명령을 입력해 뒀으니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꽈당.그러나 리츠코의 어머니이자 겐도의 또 다른 연인 아카기 나오코가 만든 이 인공지능 마기 시스템은 사랑하던 겐도를 죽일 수 없었는지 리츠코의 자폭 명령을 거부해 버립니다.여자로서의 역할을 담은 인공지능은 끝내 사랑을 택했던 거죠. ai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리츠코의 자폭은 실패로 돌아가고, 대놓고 뒤통수를 치는 리츠코를 비정한 겐도가 살려둘 리 없습니다. 그렇게 리츠코도 겐도의 총으로 목숨을 잃죠. 방해자가 없는 지금 겐도는 서드 임팩트를 이끌기 위해 레이와 접촉 은밀한 접촉을 시도 아담과 릴리스의 금지된 융합을 시도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지금까지 실패가 없던 겐도의 계획이 어그러지죠. 순순히 융합을 받아들여 서드 임팩트를 실행할 것 같았던 레이가 자신의 오른손, 그러니까 아담의 본체만 떼먹고 승천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레이의 먹튀 사건 겐도는 망연자실할 뿐입니다. 금지된 융합을 하긴 했는데 정작 본인이 제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으니까요. 이후에는 그냥 하늘에 뜻을 맡길 뿐이죠. 레이는 신지가 부르고 있다며 훌랑 날아가 버립니다.
# 초호기 출격. 의식거행
주인공 신지는 초호기의 앞까지는 어찌어찌 가게 되나 미사토의 키스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는지 탑승을 주저합니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위험 속에 초호기가 스스로 움직이며 신지에게 손을 내밀고 스스로 움직이는 초호기를 보며 어머니를 느낀 신지는 에반게리온 초호기의 마지막이 될 탑승을 하죠. 그러나 출격한 신지는 공격 의사가 제로 몸만 에반게리온 초호기 안에 있을 뿐, 행동에 대한 의지는 남아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렇게 올라온 에반게리온 초호기를 제레는 옳거니 하며, 재래식 인류 보완 계획을 실시하는 재료로 사용하려 합니다. 공중으로 떠오른 초호기를 주축으로 에바 시리즈의 양산형 에반게리온들이 십자가를 이루며 파괴 의식을 주관하죠. 동시에 릴리스의 영혼과 아담의 신체를 결합하여 초월자가 된 레이의 형상이 신지와 초호기의 눈앞에 나타납니다. 모습은 레이이지만, 온갖 기괴한 모습으로 변형되는 존재 앞에 신지는 미지의 공포를 느끼며 또다시 멘털 붕괴 이런 공포는 본능적으로 방어적인 에이티 필드를 가동시켜 레이와 융합하지 못하게 막아냅니다. 모든 영혼의 결합이라는 서드 임팩트의 발현이 주체자인 신지에 의해 거부되는 순간이죠. 그러나 기괴한 레이의 모습은 곧 신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카오르의 모습으로 변화하게 되어, 아무리 멘붕 신지라도 카오르가 눈앞에 있으니 마음의 장벽은 우르르 허물어질 수밖에 없죠. 그렇게 방어적인 에이티필드를 풀고 자신의 영혼과 결합에 응한 신지와 초호기는 아담이 가진 생명의 열매와 릴리스가 가진 지혜의 열매를 손에 넣으며 신과 대등한 존재로 거듭나게 됩니다. 과연 이 존재가 서드 이펙트로부터 인류를 지켜주는 방주가 될 것인지, 인류를 멸망시킬 악마가 될 것인지는 신지의 선택에 달려 있게 됩니다.
# 결합 인류 보완 계획 발동
초월적인 힘을 가진 신지는 인류 보완 계획의 실행과 중단을 놓고 고민에 빠집니다. 이때 보이는 신지의 내면과 고뇌의 장면이 빠르게 지나가죠. 버림받았던 어린 시절, 어두웠던 놀이터 미사토의 아파트 아스카와의 대화 특히 아스카와의 대화를 통해 신지의 내면에 있던 자기부정적이고 공격적인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정신 붕괴의 이면에 담긴, 철저하게 방어적인 신지의 모습은 아스카의 목을 조르는 비겁한 모습으로 형상화되죠. 점차 인류 보완 계획이 영혼의 결합으로 진행되는 사이, 신지 외의 주변 역시 변화합니다. 이 흐름에서 등장인물들의 각기 다른 최후가 소개되기도 해요. 각자가 자신이 마음속에 담고 있던 영혼과의 결합이 소개되면서 하나같이 사람들은 lcl 화가 되어 거대한 영웅과 결합되는데요. 작중에 보이지 않은 짝사랑들도 하나씩 소개됩니다. 이런 이야기는 설정에서 돋보이는 부분이라 팬들이 좋아하죠. tv에 26화로는 알 수 없는 인물들의 최후 장면이니까요. 미사토를 좋아했던 휴가 마코토 리츠코를 연모한 이부키 마야의 모습은 약간의 충격과 반전이랄까요 하지만 역시 압권은 이카리 겐도의 최후 장면이겠죠 사람들이 lcl화가 되어 영혼 융합이 될 때, 겐도만은 배제됩니다. 서드 임팩트의 정개로 겐도가 그토록 염원하던 유의를 다시 만나게 되자, 겐도는 신지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털어놔요. 담담히 유일를 앞에 두고 신지에게 가깝게 다가가지 못했던 자신의 비겁한 모습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응보를 받아들이며 미안하다는 사과와 함께 초호기에게 잡아 먹히고 말죠. 이는 실제로 초호기가 겐도를 잡아 먹은 게 아니라, 겐도 스스로가 LCL화되어 영혼의 동화되는 걸 포기한 하나의 상징으로 보는 게 옳을 것 같아요. 살아 생전 타인과 마음을 나누는 게 서툴렀던 겐도이기에, 그 누구보다 서드 임팩트 이후로 타인과 합쳐질 거대한 영혼의 공유를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겁니다. 그럴 자격도 없다고 느낀 거죠. 그럼 애초에 이 계획은 자신과 유희의 영혼을 결합하려는 게 아닌, 유희와 신지의 영혼을 결합시켜 주기 위한 아버지로서의 마지막 계획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이렇듯 인류의 lcl화가 진행되는 사이, 이미 지구 바깥으로 퍼져나간 에바 시리즈들의 정화 의식도 계속됩니다. 양산영 에반게리온은 스스로를 찌르며 에너지를 발현시키고, 이에 공명하듯 인류는 점차 육체를 잃고 거대한 영혼으로 합쳐지죠. 그렇게 인간이 소멸된 자리에 녹색 십자가가 하나씩 하나씩 빼곡하게 생겨납니다.
# 신지의 갈등
영혼의 결합 와중에 신지의 갈등은 계속되어 신지의 불안한 심리는 빠르게 요동치고 바뀌어가는 장면 장면마다 느낄 수 있죠. 혼란함은 가이 극에 달합니다. 모든 것이 LCL로 동화된 원천의 바닥 속에서 그 형체를 유지한 신지는 레이의 모습을 한 의지와 마주합니다. 그 둘은 생명을 낳은 불멸의 자세로, 지극히 자연스럽게 결합한 모습으로 시작의 공간에 떠 있죠. 자신이 죽은 것이냐는 신지의 질문에 레이는 이 세계는 신지가 바란 모든 것이 하나로 되어 있는 세계라고 답하죠. 그러나 낯선 위화감을 느끼는 신지는 미사토가 남겨준 십자가 목걸이를 바라보며 타인과의 관계가 가진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죠. 완전한 일체화의 과정 속에 자신과 화합하는 레이에게 신지는 레이가 보여준 세계를 부정하고, 이건 다르다고 생각해 라며 천천히 레이를 떼어놓습니다. 비록 타인과의 공포를 마주해야 하지만 세계를 겪을 용기를 다지며 신지는 레이손을 잡아줍니다. 하나로의 결합이 아닌 너와 나, 다른 주체로서 별개의 인격을 가진 레이의 손을 잡은 겁니다.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게 헛된 희망일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그게 멋대로인 믿음이고 배신당할 수 있다는 것도 알지만, 그때 진실된 마음을 한 번이라도 더 만나고 싶기에 신지는 하나로의 거대한 화합 서드 임팩트를 거부하고 원래 세계로의 복귀를 다짐합니다. 그리고 이 순간 자신과 타인을 구분하는 세계의 분할을 암시하는 선이 그어지며 릴리스의 육체가 파괴되죠. 인류 보완 계획은 중지됩니다. 다시금 공호한 우주 속에서 신지는 초호기와 동화된 자신의 어머니 유희를 만납니다. 마지막 대면이자 초호기에 있던 유의 영혼의 목소리이기도 합니다. 괜찮냐는 어머니의 질문에 신지는 답을 하지 못해요. 아직 모르겠다는 말 뿐이죠. 하지만 지금부터 계속 생각하겠다고 합니다. 지금부터란 말은 앞으로도 계속 생각할 것이란 말과 같죠. 즉 미래를 향해 한 걸음 내디딘 결심을 어머니에게 전한 겁니다. 유희와의 대화를 끝으로 신지는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하나의 독립된 존재로서, 완전한 자아를 가지고 타인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진정한 세계의 주인으로 말이죠. 그리고 유이 역시 자신이 바라봤던 영원한 인류의 증거가 되기 위해 자신의 영혼이 담겨진 에바와 함께 우주로 나아갑니다.
# 엔딩
모든 것이 황량한 핏빛 해변 정신을 차린 신지의 앞에는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아스카가 누워 있습니다. 인류 보안 계획 서드 임팩트의 실패 흔적은 양산영 에반게리온의 기괴한 잔영으로 남아 있을 뿐이죠. 주변의 기척은 없고 존재하지 않을 레이의 모습만 신기루가 되어 사라집니다.
천천히 정신을 차리고 일어선 신지는 우두커니 앉아 아스카를 지켜보고만 있죠. 그리고 아스카의 목을 조릅니다. 천천히 눈을 뜬 아스카는 자신의 목을 조르는 신지를 막지 않죠. 오히려 신지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요. 신지의 눈물이 아스카의 얼굴에 떨어지고 흐느끼는 신지는 조금씩 아스카를 조르고 있는 손의 힘을 풉니다. 수만 가지의 생각이 교차하는 걸까요? 아님 그 어떤 생각도 하지 않는 걸까요? 멍한 아스카의 눈동자는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신지를 쳐다봅니다. 그리고 감정을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미묘한 에트로 에반게리온 최후의 대사를 내뱉죠.
항상 계속이라고 뜨는 마지막 장면이 그제야 종극으로 바뀌고, 말 그대로 에반게리오는 끝이 납니다.
사도 섬멸 이후 인류 보완 계획까지 진행된 에반게리온 진정한 엔딩 앤드오브 에반게리온. 비록 티브이에이 24 화 이후의 스토리가 장장 두 시간에 걸쳐 진행되지만, 봐도 잘 모르겠다는 평이 가득이에요. 난해한 결말도 결말이지만, 작품의 상징성이 너무나도 많기에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진짜 결말, 키보드 배틀이 계속 펼쳐지는 셈이죠. 그러나 오히려 이런 난해함이야말로 감독과 제작진의 의도적인 연출이라는 평도 있습니다. 갈팡질팡 결말에 혼란스러움을 느낀 시청자들을 앞에 두고 감독과 제작진은 오히려 시나리오대로군 일하며 즐거워하고 있다는 건데요 이것도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겠죠 하지만 이야기의 중심, 세상의 멸망 기로에 있어 자신과 타인의 무조건적인 결합보다는 헛된 희망일지도 모르지만, 타인과 어울려 나가는 세계를 열고 싶다는 주인공의 결심만은 이 작품을 통해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그것만으로도 tva 26화 마지막 엔딩에 대한 부분적인 설명은 되는 셈이죠. 앤드 오브 에반게리온이 tva와는 다른 스토리로 진행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을 시청하는 의미는 크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엔딩이라는 수식어가 있을 정도로 중요도가 있는 작품이니 만큼 꼭 봐야 하기도 하고요. 난해한 작품이지만 그것대로 상큼한 맛이 있잖아요. 이번 영상을 통해 어느 정도 줄거리는 잘 따라오셨나요? 작품에서 드러나는 상징과 인류 보완 계획이 가진 심층적인 의미는 세계관 정리로 다시금 전해드릴 예정이니, 더 알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남은 신세기 에반게리온 영상도 빠짐없이 시청해 주세요.